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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호 이면뉴스
등록일 2026-06-01
발행인 이면뉴스
소재지 대구광역시 동구

미디어 소개

이면뉴스 영화이야기는 단순한 영화 정보 나열을 넘어, 작품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와 맥락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스크린 뒤에 숨겨진 감독의 의도, 배우의 연기,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까지 — 영화를 더 깊이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매주 업데이트되는 박스오피스 분석과 OTT 플랫폼 신작 큐레이션을 통해 어디서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드립니다. 리뷰는 스포일러 없이 작성되며, 관람 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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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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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 리뷰 — 나를 세상에 낳은 죄로 부모를 고소합니다

가버나움 리뷰 | 나를 세상에 낳은 죄로 부모를 고소합니다 (2018, 나딘 라바키)
NADINE LABAKI · 2018 · LEBANON 가버나움 CAPERNAUM · كفرناحوم "저는 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습니다" 감독: 나딘 라바키 / 주연: 젠 알 라피아 레바논 독립영화 칸 심사위원상 아카데미 노미 ★★★★★ 세상에 태어난 것이 죄가 될 때 — 2018년 최고의 독립영화
영화 리뷰 레바논 독립영화 칸 영화제 · 2025년 6월 작성 · 읽는 시간 약 9분

가버나움 리뷰 — 나를 세상에 낳은 죄로 부모를 고소합니다

나딘 라바키 감독 / 2018년 / 레바논 독립 드라마


원제Capernaum / كفرناحوم (카파르나훔)
감독나딘 라바키 (Nadine Labaki)
개봉2018년 5월 17일 (칸 영화제), 한국 2019년 1월
장르드라마, 독립영화
상영 시간126분
수상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주연젠 알 라피아 (비전문 배우, 실제 난민 아동)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 제목 한 줄 때문에

칸 영화제 소식을 찾아보다가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됐다. 줄거리 요약 한 줄이 이랬다. "열두 살 소년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법정에 고소한다." 그 문장 하나 때문에 멈췄다. 낳아준 것이 죄가 된다는 발상이 너무 낯설고 동시에 너무 날카로웠다.

국내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본 관객은 많지 않았다. 레바논 영화라는 낯섦, 비전문 배우들, 무거운 주제. 관람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들이 겹쳐 있었다. 그러나 126분을 다 보고 나서 나는 왜 이 영화가 그해 칸에서 기립박수 15분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 개인 경험

영화 후반부, 주인공 자인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처음으로 영화를 보며 실제로 손을 멈췄다. "제가 원하는 건 어른들이 아이를 낳는 것을 멈추는 거예요. 아이를 돌볼 수 없다면." 열두 살이 하는 말이었다. 그 말의 무게가 너무 커서 잠시 정지 버튼을 눌렀다.

가버나움 (2018) — 베이루트 빈민가를 걷는 자인
주인공 자인 역의 젠 알 라피아. 실제 시리아 난민 출신 아이로, 연기가 아닌 삶 자체를 카메라 앞에 가져왔다. ⓒ Mooz Films / Sony Pictures Classics

줄거리 — 태어난 것이 형벌인 아이의 이야기

레바논 베이루트 빈민가. 열두 살 자인은 출생신고도 안 된 채 태어나 부모의 손에서 방치되며 자랐다. 어느 날 여동생 사하르가 이웃 어른에게 강제로 팔려 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온 자인은 에티오피아 출신 불법체류 이민자 라힐과 그녀의 아들 요나스와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 뒤 자인은 칼부림 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된다. 그리고 소년원에서 전화를 걸어 한 TV 방송국에 연락한다.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저를 낳은 죄로." 영화는 이 법정 장면을 현재 시점으로 두고, 자인의 과거를 플래시백으로 풀어간다.

"제 삶은 쓰레기예요. 그리고 저도 쓰레기처럼 자랐어요. 제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예요 — 어른들이 아이를 돌볼 수 없다면, 낳지 않는 것."

— 법정에서 자인이 판사에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 제작 방식 자체가 영화다

✦ 제작 비하인드
👦
주인공 젠 알 라피아는 실제 시리아 난민 아이다. 나딘 라바키 감독은 베이루트 빈민가에서 수백 명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며 캐스팅했다. 젠은 당시 실제로 길거리를 전전하며 살고 있었다. 그가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는 분노와 피로와 애정은 연기가 아니다.
🎬
총 촬영 기간 6개월, 편집된 필름 520시간. 나딘 라바키는 대본 없이 실제 상황처럼 촬영했다. 배우들에게 장면의 맥락만 알려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반응하게 했다. 520시간의 필름에서 126분을 만드는 데 편집에만 1년이 걸렸다.
📋
법정 장면의 판사와 변호사들은 실제 법조인이다. 영화 속 법정 장면에 등장하는 판사와 변호사 일부는 실제 레바논 법조인이다. 실제로 "부모를 고소하는 아이"를 다루는 모의 재판을 진행했고, 그 과정을 그대로 찍었다.
🌍
영화 이후 실제 삶도 바뀌었다. 촬영 후 나딘 라바키는 젠 가족의 난민 지위 해결을 직접 도왔다. 젠은 현재 노르웨이에 정착해 학교를 다니고 있다.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장면들

Scene · 기억에 남는 장면
자인이 요나스를 끌고 다니는 장면들

라힐이 갑자기 실종된 후, 자인은 혼자 한 살짜리 아기 요나스를 돌봐야 한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열두 살 아이가 아기를 데리고 베이루트 거리를 헤매는 장면들. 스케이트보드에 요나스를 태우고 끌며 걷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 컷이다. 그 스케이트보드가 아이의 유일한 운송 수단이라는 게 웃기고 동시에 너무 아프다.

솔직한 비판 — 감동이 전부는 아니다

⚠ 솔직한 비판

첫째, 감정을 너무 의도적으로 설계한다는 느낌이 있다. 이 영화는 관객을 울리기 위해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비전문 배우, 다큐멘터리 스타일 촬영, 극단적 상황의 연속. 어떤 장면들은 "이 장면을 보고 울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라는 압박처럼 느껴진다. 감동의 진정성과 감동의 설계 사이 어딘가에 이 영화가 있다.

둘째, 레바논 사회의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단순화된다. 빈곤, 난민, 아동 착취 문제가 '나쁜 부모 대 순수한 아이'의 구도로 좁혀지는 순간들이 있다. 실제로 자인의 부모도 시스템의 피해자라는 점이 영화 후반부에 잠깐 등장하지만, 그것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셋째, 126분이 다소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중반부 자인과 요나스가 거리를 떠도는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서사의 흐름이 느려지는 구간이 있다. 감독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편집을 10~15분 더 줄였으면 긴장감이 유지됐을 것 같다.

★★★★★
9.2 / 10
2018년 독립영화 최고작 — 불편하지만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연기
10
주제의식
9.7
연출
9.2
각본
8.5
재감상
7.8

마치며 — 이 영화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좋았다

좋은 영화와 편한 영화는 다르다. 가버나움은 좋은 영화다. 그리고 절대 편한 영화가 아니다. 보는 내내 불편하고, 끝나고도 불편하고, 며칠 뒤에도 자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영화가 끝난 뒤 한참 동안 "나는 지금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그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가 몇 편이나 있을까. 레바논에서 시작된 이 작은 독립영화가 그해 가장 크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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